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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사연] 어제는 편안한 분과 편안한 대화를 나누며

by 심리코치 2024.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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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편안한 분과 편안한 대화를 나누며 편안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바람] (mindcafe.co.kr)

 

어제는 편안한 분과 편안한 대화를 나누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어요. 일주일 중에 제일 기다리는 시간이고, 제가 한 주를 무사히 잘 보냈다는 증명과도 같은 시간이에요.

처음엔 좋은 이야기만 하려 애썼는데 어느 순간 마음이 편해져서인지 힘들고 지친 속마음도 종종 내보이곤 해요. 좋은 이야기와 다를 바 없이 들어주시고, 좋은 대답을 들려주세요. 어떤 대답은 순간 눈물이 핑 돌고, 어떤 대답은 그저 듣기 좋은 말일 뿐이라 여겼다가 어느날 갑자기 떠올라 저를 붙잡아주곤 해요.

하지만 오랜 시간 부정적으로 물들어 있던 제 말버릇은 좀처럼 고쳐지질 않아서, 저는 또 어느 순간 '안 될 것 같아요.', '저 같은 건...', '이런 걸 누가 이해해 주겠어요.' 같은 말들을 늘어놓는 저를 발견해요.

그중에서도 '저 같은 거', '저 따위' 이 표현들은 정말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어제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표현들을 쓰고 있었어요. 스스로를 이렇게 바라보는 제 모습이 타인에게는 어떻게 보였을까요.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건 무례한 일이지만,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는 게 더 나쁘다고 하셨어요.
나쁘다기보다는 아픈 거라고 하셨어요.
저는 항상 다른 사람을 먼저 본다고 하셨어요. 좋게 말하면 배려심이 깊고, 까놓고 말하면 눈치를 너무 본다고.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저를 위해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저를 먼저 챙겨주라고 하셨어요.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내가 스스로를 낮잡아보고 함부로 대하는데 누가 나를 존중해주겠냐고. 나를 존중하지도 않는 사람을 신경 쓰고 눈치 보는 내 삶은 얼마나 힘들고 지치겠냐고.
세상에서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도, 아무도 내 편이 아닌 것 같아도 모든 사람에게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가는 ‘자기 자신’이 있다고. 내가 나를 믿고 사랑한다면 끝까지 내 편이 있는 거라고.
그리고 이런 말들 다 잊어버려도 좋으니, 그냥 제가 저를 너무 하찮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 여겨져도 괜찮으니 그냥 지금은 저를, 저만 봤으면 좋겠다고. 지금은 그래도 괜찮다고.

그분과의 시간은 상담은 아니지만, 이야기하다 보면 상담에서 들었던 많은 말들도 떠올라요.
자신을 사랑하고 친절히 대해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셨던 상담사님은 ‘자기자비 글쓰기’라는 걸 과제로 내주시곤 했어요. 뭐라도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쥐어짜긴 했는데 사실 진심으로 쓴 건 아니었어요. 아직도 저는 그게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요. 다만 그 시간들을 통해, 저는 저를 사랑하지는 못해도 미워하지는 않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후에 다른 상담사님을 뵙고 나서도, 여전히 스스로를 사랑하진 못하지만 이제 제게 일어나는 힘든 일들이 제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요. 힘든 건 그저 ‘지금 상황’이고, 상황이라는 건 언젠가 지나갈 거라고 작은 희망을 가져보곤 해요.

사실 의지하는 분께 듣는 말도, 상담에서 듣는 말도 다 비슷해요. 어쩌면 그 비슷한 말을 햇수로는 3년째 끊임없이 듣고 있어요. 그런데 반복의 힘이라는 건 분명히 존재하는지, 같은 말을 듣고 또 듣다 보면 그게 떠오르는 순간도 늘어가고, 그게 제게 영향을 주는 부분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달라져 온 것 같아요. 저절로가 아니었어요. 좀처럼 변하지 않는 것 같은 제게 끊임없이 방향을 제시해 주신 분들이 계셨고, 힘들다 힘들다 징징대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그 길을 따라와 이제는 스스로 방향을 찾고자 하는 제가 있어요.

이런 긍정적인 바람을 갖는 시간은, 사실 하루 중 얼마 되지 않아요. 그것도 대부분 특정한 시간이에요.
의지하는 분을 만나고 왔을 때, 상담을 받고 났을 때, 가끔은 ‘그냥’.
하지만 1년에 한 시간도 되지 않던 시간이 하루에 몇십 분이나마 된 건 정말 큰 변화겠죠.
가장 깊은 우울에 빠져서도 죽지 못해 울며 보내던 새벽에 이런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도, 하루 중 가끔인 제 이런 모습을 글로 쓰며 ‘나 좋아졌어. 나 아직 살고 있어.’ 발악하는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제 모습이고 제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된 것도.

하루 24시간에서, 1년 365일에서 이런 시간들이, 이런 날들이 조금씩 늘어간다면 삶은 달라지겠죠. 예전에 다른 마카님께서 쓰셨던 글이 다시 떠오릅니다. 하루에 0.1%만 변화해도 1년이면 36%라고 하셨던.
그렇게 조금씩 변화를 이루어가는 시간이길, 오늘도, 지금도 그 시간 속의 일부이기를 진심으로 소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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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님이 소망하는 변화를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하세요, 마카님?
심리코치 서영근 입니다.


📖 사연 요약
편안한 분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던 중에
마카님 자신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저 같은 거', '저 따위'>같은 표현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발견했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지하는 분과 상담사를 통해
오랫동안 마카님 자신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에 대해 말을 듣고
노력을 통해 조금씩 달라졌군요
그리고 더 달라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하시는군요.
마카님의 노력과 변화를 축하하며
소망하는 바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원인 분석
오랫동안 마카님 자신을 부정적으로 대했던 습관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면서
마카님을 응원합니다.


💡 대처 방향 제시
<오랜 시간 부정적으로 물들어 있던 제 말버릇>이라고 하셨는데
이 부분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이해와 자기공감이 충분히 일어진 이후
긍정으로 넘어가야 자연스럽게 변화가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1.자기이해
마카님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고 싶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닐 겁니다
성장 과정에서 마카님 자신도 습관화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자동적으로 그렇게 된 것일 겁니다
마카님의 과거를 돌아보며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자신에 대해
충분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번이 충분히 된 이후 2번으로 진행해야
제대로 효과가 있습니다.

2.자기공감
충분한 자기이해가 되면
원망, 분노 등의 다양한 감정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자신에 대해 안쓰럽고 가여운 마음이 들 것입니다
그런 감정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다독여 주십시오.
이 과정이 충분히 진행되면
마음이 다소 가벼워지고 여유가 생기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2번이 충분히 된 이후 3번으로 진행해야
제대로 효과가 있습니다.

3.자기칭찬
<사실 ~ 3년째 끊임없이 듣고 있어요.>라고 했듯이
마카님 자신의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 같습니다
노력했던 모습들과 일어났던 변화들을 생각하며
마치 친구에게 하듯이 자신에게 칭찬을 해 주십시오.

4.자기조언
마카님이 원하는 변화된 이후의 구체적 모습은 무엇인지
그런 모습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시간을 갖고 자신에게 묻고 답변을 해 보십시오
그러면 원하는 답변들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위 과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들과 상세한 가이딩이 필요할 수 있어
전문가와 함께 하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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